'구절초 닮은 그대'
-박성임-
햇살보다 따스한 그리운 하늘빛/
등 시린 사람들이 불을 지피려나보다/
여름이 기대고 간 들녘/
아직도 남아있는 바랭이풀//
고향에 두고 온 풀꽃반지 여기에 있었구나/
멧새 한 마리 단풍물에 포롱 멱을 감는다/
가만히 내 곁에 두고 싶은 구절초 한 다발//
그림자도 쓸쓸한 갈대바람 소리에/
안으로만 타고 있을 저 기막힌 영혼/
어쩌면 한점 후회 없이/
재가 되고 싶은 걸까//
홀로 남은 추억은 어디로 길 떠나야하나/
이제는 붉은 뜨락에 청도라지 꽃진 자리/
가을의 끝자락까지/
새 길은 열리겠지//